MZ세대를 위한 힙한 사무실 만들기 – 인테리어 편

지난 1편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전반적인 인테리어 과정과 그 속에서 생겨난 고민의 흔적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 인테리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쉽지 않았지만 핀터레스트와 블로그를 뒤져가며 우리가 원했던 공간의 느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긴 글이니 사진 위주로만 보셔도 좋을 것 같다.

위치


위치는 홍대 정문에서 쭉 내려오는 메인거리 끝자락 쯤에 위치한 건물 3층으로 우리가 세웠던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였다. 유일하게 걱정됐던 부분이라면 지하에 클럽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계약하던 즈음에 퇴실하게 되었다.

컨셉


사무실 임장부터 최종 결정 및 계약까지 약 1달 반이나 걸렸다. 고심 끝에 선택한 곳인만큼 정말 멋지게 꾸미고 싶었고 특히 홍대의 힙한 느낌과 라이너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프리하고 세련된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인테리어 업체에 전달했던 주요 컨셉과 컬러를 키워드로 적어보자면 대략 아래와 같다.

[컨셉] 힙함 / 프리함 / 세련됨 / 아늑함 / 고급짐

[컬러] 화이트 / 블랙 / 우드 / 실버

시공


시공전 컨디션

이 공간은 얼마 전까지 YES24 서점이 2층과 3층을 연결하여 사용하던 곳이었는데 원상복구를 해놓지 않고 나간 상태여서 예상치 못했던 철거 비용이 조금 더 발생하게 되었다. 특히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내부 계단을 없애고 다시 분리하는 대수선 공사가 필요하여 예상보다 공기가 길어지게 되었다.

바닥

150평 정도 되는 이 곳은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게 된다. 하나는 업무공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라운지. 업무 공간과 라운지의 느낌을 다르게 표현하는데 있어서 바닥재가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재질은 같게 가되 질감, 색상, 패턴에 차이를 두는 방향으로 진행했고 이왕이면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재료를 사용하고 싶었다.

우선, 업무 공간은 건축자재로 많이 쓰이는 OSB 합판(나무 쪼가리를 모아 압착한 형태의 합판)을 사용하기로 했다. Raw한 느낌과 힙한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OSB 합판에 가지각색의 스테인 먹여 새로운 느낌으로 표현이 가능했고 표면에 우레탄 코팅을 씌우면 관리하기에도 용이하다는게 매력적이었다. 흔히들 많이 하는 데코타일도 고려해보았지만 너무 평범하고 재미없어 후보에서 제외하였다.

결국 흰색 스테인을 먹인 녀석으로 결정.

라운지 공간의 바닥은 베니어합판을 사용하고 마찬가지로 스테인을 먹여 원하는 색감을 내기로 했다. 뭔가 일본풍의 서점(츠타야 서점이나 무인양품 처럼) 느낌이 났으면 해서 천장과 벽면 둘 다 베니어 합판으로 마감하였다.

천장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화이트 또는 블랙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블랙은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들 수 있고 간접조명을 활용하기에 제약이 있을 것 같아 화이트로 결정했다.

세련됨과 아늑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너무 쨍한 화이트가 아닌 미색이 살짝 들어가있는 화이트 컬러를 원했고 여러 후보 중 Dunn Edwards社의 Cool December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름은 Cool인데 막상 느낌은 Warm하다.)

시공 후 사진. 바탕색이 쨍한 파란색이어서 걱정했는데 괜찮게 나온듯.
간접조명과도 잘 어울린다.

벽면

업무공간의 벽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가장 끝벽 하나 뿐이다. 업무공간의 좌우로는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 마감이라 단 하나 뿐인 벽을 개성있게 꾸미고 싶었다. 인테리어 실장님이 주신 아이디어는 벽 전체를 합판으로 감싸고 블랙으로 칠하자는 것이었다. 다만, 일반 합판이 아닌 낙엽송(나무결이 마치 낙엽 무늬와 같다)을 사용하여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 좀 더 힘있고 엄중한 느낌이 나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머리 속에서 그려졌던 이미지와 정확히 똑같이 나왔고 아직까지도 사무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다.

블랙으로 칠한 모습. 가까이에서 보면 더 멋지다.
멀리서 봐도 웅장한 모습.

라운지 창측 골목은 오히려 가리는게 나을정도로 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야는 가리되 채광을 살리는 쪽으로 논의했고 유리블럭을 쌓아 막는 쪽으로 갈피가 잡혔었다. 실장님께 몇 가지 샘플을 받아 살펴보니 의외로 시야가 잘 안가려지고 패턴에 따라서는 오히려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패턴으로 시공하려하니 가격이 너무 높아져서 대안을 찾다가 나온 것이 폴리카보네이트였다.

유리블럭 샘플들.
반대편 뷰가 일그러져 보인다.

폴리카보네이트는 건물의 내장재로 뿐만아니라 외장재로도 쓰인다고 한다. 가볍고 단단하며 채광을 살릴 수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비용도 저렴해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라운지 한 쪽 창을 전부 폴리카보네이트로 시공했을 때 너무 온실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드 프레임을 사용하여 라운지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게 나왔다.

폴리카보네이트 샘플.
폴리카보네이트 시공 레퍼런스.

라운지

Problems are hidden opportunities, and constraints can actually boost creativity.

사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신경 썼던 공간이 바로 라운지다. 제한된 공간과 예산 내에서 내고 싶었던 느낌을 내려고 하니 제약사항이 많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잘된 것 같다. 그러한 제약사항 때문에 오히려 뻔하지 않은 창의적인 공간이 나올 수 있었다.

애초에 라운지 가장 안쪽 공간에는 계단 형태의 구조를 꼭 넣고 싶었다. 앞으로 팀원이 점점 많아질텐데 회사의 모든 팀원이 모여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회의실을 아무리 크게 만들어도 전부 들어가기는 힘들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업무 특성상 회의가 많아 회의실이 3개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2개는 업무공간에 나머지 1개는 꼭 라운지에 넣고 싶었다. 외부에서 손님이 방문할 경우 굳이 업무공간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라운지 쪽 회의실로 안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좁고 길쭉한 형태의 공간 특성상 계단과 회의실을 나란히 놓을 수는 없었고, 고민 끝에 나온 묘수가 바로 아래 사진 처럼 회의실을 계단 위로 올리자는 아이디어였다.

라운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소파는 사실 입주 후에도 가장 늦게 배치한 아이템이다. 한동안 소파가 없어서 꽤 불편했지만 이 공간에 딱 어울릴만한 제품으로 고르고 싶었고 소재, 크기, 컬러, 배치 등 고려할게 많다보니 결정하기 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소재는 음료를 쏟아도 쉽게 닦을 수 있는 소재지만 관리가 어려운 가죽소재는 아니었으면 했다. 크기는 최소 6인 이상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크기면서 디귿자형의 배치가 가능한 제품이어야 했고, 아늑하지만 다소 지루해보일 수 있는 라운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Lively한 색상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고른 제품이 바로 아래 사진에 나와있는 모듈형 소파다. 팔걸이가 한 쪽만 있는 비대칭적 구조에다가 스툴을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었고 무엇보다 색상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서비스로 주는 저 컬러풀한 방석이 라운지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소재는 이지클린이 가능한 사하라 패브릭으로 생각했던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었다.

소파의 다릿발이 보이지 않아 안정감있으면서도 나중에 자유롭게 배치를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너무 푹신하지 않고 적당히 탄력있어서 허리에 부담이 가지도 않고 금방 꺼지지 않아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넓은 라운지 공간을 채워줄 무언가를 고민하다 음악을 떠올렸다.

잔잔한 째즈를 틀어두면 카페에서 일하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마침 인테리어 실장님이 고르신 벽등와 스탠드등에 딱 맞는 스피커가 떠올라서 고민없이 구매했다.

집중이 안될 때 자리를 옮겨 일할 수 있는 카페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서는 바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뭔가 그냥 일반적인 일자 형태의 바 테이블을 놓으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느낌이라 한참을 고민했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도넛 모양의 반원형 테이블이다. 가운데를 뚫어서 식물을 배치하면 폴리카보네이트 창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테이블 위에 아티쵸크 팬던트 조명을 달아 카페 분위기를 더했다.

서점 + 카페의 느낌을 내고 싶었다.
마치 온실 같아보이는 창과 잘 어울리는 인조 야자수.

혹여나 회의 공간이 부족하거나 캐주얼하게 논의할 내용이 있을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간의 회의공간을 라운지 초입에 마련하였다. 한켠에 아이디에이션을 위한 귀여운 블랙보드를 달아놓았고 벽면엔 레트로 감성의 조명을 달아 마무리했다.

키친

10명이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과 그 보다 더 긴 싱크와 수납장. 지금은 인원이 많아져 한 번에 다 앉을 수 없다는게 조금 아쉽지만 러프한 느낌이 좋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미팅룸

무심하게 툭 떨어지는 조명과 러프한 느낌의 회의 테이블이 잘 어울리는 깔끔한 미팅룸. 저반사 화이트보드를 사용하여 빛반사를 최소화했고 회의 테이블 중앙에는 콘센트와 USB를 꽂을 수 있는 콘솔을 설치하여 편의성을 더했다.

페어코딩룸 & 창고

약간 뜬금없어 보이고 궁금증을 나아내는 이 곳은 개발자들이 코드리뷰를 진행할 수 있는 페어코딩룸이다. 페어코딩룸 안쪽의 커튼을 하나 더 젖히면 창고가 나오는데 창고에는 굳은 몸을 몸을 풀 수 있는 치닝디핑바를 설치해두었다.

폰부스 & 간식부스

지난번 사무실에서 가장 불편했던 것 중 하나가 전화받을 곳이 없다는 점이었다. 임시로 있었던 위워크에는 폰부스가 있긴했지만 거리가 멀어 전화가 왔을 때 폰부스까지 가서 받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업무공간 내에 폰부스를 마련하였고 노트북을 올려둘 수 있을만한 간이 테이블을 달아놓았다.

폰부스 옆에는 스낵바를 설치했고 그 옆에 커다란 TV를 설치하여 간식을 먹으러 올 때마다 서비스 관련 주요 지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대시보드를 띄워 놓았다.

조명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부터 조명을 골라놨을 정도로 가장 신경썼던 부분 중 하나다.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었지만 각 공간에 알맞은 사이즈와 배치로 지루하게 않게 연출했다.

팬턴트 조명은 따뜻한 느낌이 날 수 있게 오렌지 색으로 통일했고, 라운지는 직부조명 없이 간접조명만으로 아늑한 느낌을 업무공간은 직부조명과 간접조명을 섞어 눈이 부시지 않으면서 최대한 자연광에 최대한 가까운 색온도로 세팅했다.

간판

간판은 재사용이 가능한 이동식 LED 간판으로만 제작했다. 각 글자별로 움직일 수 있고 콘센트에 전원만 연결하면 작동하게끔 되어있다. 뒤에서 봤을 때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검정색으로 깔끔하게 도장하여 마무리했다.

업무공간 배치

업무공간의 자리 배치는 2열로 앞뒤 좌석이 서로 바라보게 하면서 각 좌석을 15도 정도 틀어서 따분하지 않고 리듬감이 느껴지게 했다. 그리고 옆 좌석과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여 업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가구

업무용 책상은 전부 높이 조절이 가능한 스탠딩 데스크로 주문 제작하였다. 메모리 기능이 있어 원하는 높이까지 한 번에 올리고 내릴 수 있다.

그 밖에 회의 테이블, 키친 테이블, 파티션, 책장 등은 모두 목공 사장님이 직접 제작해주셨고 전부 바퀴를 달아 이동이 용이하게 하였다. 이렇게 하면 추후에 라운지 공간의 가구를 쉽게 재배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타 갤러리

[라이너 팀에서 동료를 찾고 있어요!]

‘라이너’는 전 세계 300만 유저와 함께하는 하이라이팅 기반 정보 탐색 서비스입니다.
픽사 창업자, 트위터 창업자, 넷플릭스 부사장까지 유료 구독하는 진정한 글로벌 프로덕트를 함께 만들어갈 인재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작년에 7명의 팀원으로 50억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마쳤기 때문에(지금은 16명) 매우 쾌적한 환경에서! 직접적인 임팩트를! 내실 수 있습니다. “구글의 핵심 멤버”들은 15~30번째로 구글에 합류한 사람들이 가장 많습니다. 지금, 라이너와 17번째 팀원으로 함께 할 관심이 있으신 분, 혹은 주변에 떠오르는 적합한 인재가 있다면, 아래 페이지를 확인해 해주세요!

라이너 커리어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