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원론 말고, 마케터가 갖춰야 할 진짜 역량

안녕하세요, 라이너의 인게이지먼트 마케터 헤일리입니다.

한창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직무 고민을 하던 과거의 저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발굴해야 하는 마케터를 꿈꿨습니다. 그런데 웬걸, 마케터가 되려면 뭘 배워야 하는지 명확히 짚어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 마케터는 둘째 치고 마케팅이 어떻게 분류되는지도 알기 힘들었죠. 그래서 저는 필요하다고 알려진 걸 무작정 전부 해봤습니다. <마케팅원론>을 들어봤고, 마케팅 대외활동도 해보고, 기업에 관한 책도 다양하게 읽었습니다. 컴활 1급, 포토샵, 일러스트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구글 애널리틱스와 파이썬 강의를 들은 데다가 SPSS 같은 통계 툴까지 다뤄봤답니다.

그러나 마케터로 근무를 하며 이런 뜬 구름 잡는 활동이 아닌 어떤 역량이 ‘진짜’ 요구되는지 배웠습니다. 제가 배워놓길 잘했다고 느낀 것도 있었지만, 동시에 배웠으면 좋았을걸 싶은 것도 많습니다. (물론 쓸데 없다고 느낀 것도 많았답니다. 하하) 그래서 여러분께 알짜배기를 고르고 골라! 총 4가지 역량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데이터 리터러시

라이너는 데이터 분석을 위해 Amplitude를 활용합니다.
마케팅, ux, BD 등 다양한 업무에서 데이터를 보고 있답니다!

데이터 리터러시란 말 그대로 데이터 해독능력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목적에 따라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풀어서 설명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 데이터 생성과 수집은 대부분 엔지니어 & 데이터 애널리스트 분들이 담당해주시며, 마케터는 원하는 데이터를 요청한 뒤 수집된 것들을 올바르게 읽고 전략에 반영하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마케터에게 데이터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마케팅은 감으로 때려 맞추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이 구매하겠지 – 하는 추측, 나도 만족하니 고객도 만족하겠지 – 하는 섣부른 일반화, 뭔가 하나는 걸리겠지 – 하는 무모함.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며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이러한 주관적 판단입니다. 하나의 잘못된 판단이 공들여 쌓아 온 브랜드 이미지를 한 순간에 깎거나 매출에 직격타를 입힐 수 있답니다 ☹️

따라서 마케터는 객관적 수치인 데이터를 읽고 전략에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 당연히 예측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최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궁무진하게 존재합니다. 하나의 예시를 들어볼까요? 많은 서비스들이 특정한 기간에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때 유저에게 이벤트를 알릴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채널이 존재합니다. 이메일로 보낼 수도 있고, 앱에 접속하자마자 뜨는 배너로 알릴 수도 있고, 유저에게 직접 푸시 알림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 중 어떠한 채널에서 인식 → 클릭으로의 전환율이 가장 높은 지 알아보면 해당 채널에 더 집중해서 이벤트를 잘 알릴 수 있겠죠? 저희도 이러한 데이터를 마케팅 기획에 적극 반영하고 있답니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혼자서 데이터 리터러시를 키우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데이터 툴이 유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개인이 데이터를 만져볼 기회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제 블로그 데이터를 분석해봤었는데, 데이터가 많진 않기에 제대로 된 분석보다는 개념을 익힌다는 느낌으로 공부했습니다. 기본적인 토대나 사용하는 용어가 다른 툴과 비슷하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 투자할 만한 경험이랍니다!

2. (약간의) 코딩 능력

라이너는 마케팅 캠페인 세팅을 위해 braz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html로 custom code를 짠 모습.. 물론 마케터는 읽고 수정하면 됩니다. Thanks to engineers

입사한지 일주일 만에 ‘코딩을 못하면 IT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IT 업계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프로덕트가 존재하는 모든 업계에 해당할 것입니다. 요즘 어린 아이들은 필수적으로 코딩을 배운다더니, 제 세대도 코딩이 기본값이 되어가고 있나 봅니다 .. 🙁

물론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마케터이기 때문에 개발자처럼 프로덕트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기본 정도는 이해해야 일 하는 반경을 넓히고, 일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라이너는 웹 기반 서비스가 메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웹 개발의 기초가 되는 HTML, CSS, 그리고 자바스크립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마케터에게 이게 왜 필요한지 쉽게 다가오지 않으실 분들을 위해 하나의 예시를 들어볼게요. 무료 유저가 라이너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할인을 알리는 배너가 뜹니다. 당연히 이 배너는 마케팅 툴을 이용해서 뜨게 만들 수 있었지만, 저희가 원하는 대로 뜨게 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다른 툴을 통하다보니 고정된 값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HTML과 CSS로 직접 코드를 짰고 마케터들 모두 이를 이해하고 수정할 줄 알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코딩은 프로덕트 개발을 넘어 마케팅 이벤트 집행에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입니다. 🙂

라이너는 웹이 메인이기에 HTML과 CSS를 언급했지만, 앱이나 다른 소프트웨어라면 필요한 역량이 달라지겠죠? 무엇이 되었든 서비스에 필요한 코딩 능력은 중요합니다. 코드를 어느 정도 짜고 이해할 줄 안다면 일의 능률이 훨씬 올라갈 거예요!

3. 레퍼런스

레퍼런스란 참고할 만한 예시를 의미합니다. 다른 서비스들이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성공했는지 아는 것은 마케터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새로운 전략을 기획할 때는 이런 레퍼런스를 충분히 쌓고 분석한 후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레퍼런스를 무한정 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타 서비스와 우리 서비스의 차이점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타 서비스에서 성공한 전략이라고 해서 우리 서비스에서 무조건 통하지는 않습니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컨텐츠부터 유저들의 특성까지, 무엇 하나 완전히 일치하는 서비스는 절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공통점보다 차이점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반면 제공하는 제품이 완전히 달라보이는 회사에서도 공통점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 라이너는 IT회사이지만, 식품회사나 패션회사에서도 참고할 만한 전략이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마케팅 카피, 디자인 등 다양한 부분에서요!

이렇게 걸러낼 것은 걸러내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며 마케팅 차별화를 이뤄낼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수많은 기업의 마케팅 성공 사례를 접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면 좋겠죠?

4. 소통 능력

미팅 미팅 미팅 그리고 또 미팅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소통 능력입니다. 어떻게 보면 뻔해 보일지라도 왜 그렇게 진부하도록 강조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혼자 일하지 않기 때문에 잘 소통해야 합니다. 저만 해도 다른 마케터분들과 많은 미팅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엔지니어, 디자이너분들과도 맞춰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다 함께 논의해서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내야하니까요!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할 줄 알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회사에 들어오고 난 후 이게 생각보다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걸 아주아주아주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내 머리 속에 있는 그림을 남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도 이를 팀원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나부터 내 생각을 잘 전달해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그러한 소통이야말로 성과의 시작입니다. 뛰어난 아이디어만을 갈구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논리정연하게 나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지 갈고 닦는 것이 좋은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리터러시, 코딩, 레퍼런스, 소통까지. 이 4가지를 갖춘다고 뛰어난 마케터가 될 수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도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첫 번째 블로그 글을 끝마칩니다! 다음에도 어디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마케팅에 대한 진짜 정보를 갖고 돌아오겠습니다 😉